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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안디 민속음악 축제의 가치

by parttime1 2025. 7. 26.

마을 축제를 즐기는 여인
마을의 축제를 즐기는 여인

 

 

에스토니아 남부의 소도시 빌리안디(Viljandi)는 인구 약 1만7000명의 조용한 마을이지만, 매년 여름이면 전 세계 민속 음악 애호가들이 몰려드는 특별한 장소로 변모합니다. 바로 유럽 최대 규모 중 하나인 ‘빌리안디 민속 음악제(Viljandi Folk Music Festival)’가 열리기 때문입니다. 1993년부터 시작된 이 축제는 단순한 음악 행사가 아니라, 에스토니아인의 전통, 그들의 정체성과 공동체 가치를 체감할 수 있는 유서 깊은 문화 이벤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빌리안디의 문화적 정체성과 축제의 탄생

빌리안디는 중세 성터와 호수가 어우러진 자연 속에서 고유한 역사와 문화를 함께 간직한 도시입니다. 특히 에스토니아 전통음악 보존운동의 중심지로, 민속 악기 ‘칸넬(Kannel)’의 부흥과 교육이 이뤄지는 문화도시로도 유명합니다. 빌리안디 민속 음악제는 이 전통의 맥을 이어가고자 젊은 음악가들과 민속예술가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해 만든 축제로, 30년 가까이 매년 수만 명의 관객을 유치하고 있습니다. 이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음악 중심이라는 점입니다. 무대에는 에스토니아 현지 밴드뿐만 아니라 핀란드, 라트비아, 아이슬란드 등 북유럽 전역의 전통 음악가들이 참여하며, 전통 선율과 현대 악기가 어우러지는 독창적인 공연들이 펼쳐집니다. 빌리안디는 이 축제를 통해 젊은 세대에게 전통을 자연스럽게 소개하고, 음악을 통해 세대를 잇는 플랫폼 역할을 해왔습니다. 또한 이 도시는 축제 외에도 연중 내내 민속음악 강연, 작은 콘서트, 악기 장인 워크숍 등을 통해 지역 문화의 생태계를 가꾸고 있습니다. 빌리안디 문화아카데미는 학생들과 외국 교류 단체들이 함께 민속 예술을 배울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이는 축제 기간에 그 결실을 맺는 장이 됩니다. 즉, 이 축제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도시 전체의 문화 기반 위에 쌓인 진정성 있는 결과물입니다.

여름의 정점, 빌리안디 축제 현장 풍경

축제는 매년 7월 마지막 주에 열리며, 4일간 빌리안디 시 전체가 하나의 무대가 됩니다. 주무대는 중세 성터가 있는 언덕 위 공원이며, 호숫가 무대와 마을 광장, 교회 내부 등 도시 전역이 공연장으로 탈바꿈합니다. 도심 전체에 퍼지는 음악 소리와 길거리 예술 공연, 악기를 들고 노래하는 사람들 덕분에 평소 조용한 빌리안디는 완전히 다른 에너지로 가득 찹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전통 복장을 입은 관객들과 예술가들의 존재입니다. 이들은 단지 공연을 보는 관객이 아니라, 축제의 일원이자 무대의 일부가 되어 함께 춤추고 노래하며 도시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공동체로 변해버립니다. 캠핑을 하며 축제를 즐기는 유럽 젊은이들, 가족 단위 여행객, 음악 전공자 등 다양한 방문객들이 모이면서 국제적인 네트워크의 장이 되기도 합니다. 축제 티켓은 1일권부터 4일 통합권까지 다양하며, 대부분의 공연이 자연 속에서 열려 자유롭고 개방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성터 위 메인 스테이지에서는 일몰 시간에 맞춰 최고의 공연이 진행되며, 뉘엿뉘엿 지는 햇살과 함께 음악이 울려 퍼지는 순간은 많은 여행자들이 “인생 공연”이라 부를 만큼 강렬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낮과 밤의 빛과 소리가 뒤섞인 이 풍경은 빌리안디 축제만의 마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민속 음악과 지속가능한 문화의 미래

빌리안디 민속 음악제는 단지 공연이 아니라, 지역의 정체성을 지키고 세계와 연결하는 지속가능한 문화 플랫폼입니다. 축제의 수익 일부는 전통음악 보존기금으로 쓰이며, 에스토니아 각지의 청소년들이 칸넬 등 민속 악기를 배우고 공연할 수 있도록 장학 프로그램도 운영됩니다. 이는 문화예술을 단순 소비가 아닌 세대 간 전승과 지역 발전의 핵심으로 보는 빌리안디의 비전을 보여줍니다. 또한 축제는 환경 친화적인 운영을 목표로 ‘제로웨이스트 존’을 지정하고, 다회용 컵과 대나무 식기를 사용하는 등 지속가능성을 실천합니다. 음식 부스 역시 현지 식재료 중심으로 운영되며, 비건·글루텐프리 메뉴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문화와 건강을 아우르는 구성입니다. 빌리안디 축제는 단순히 과거의 문화를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통을 현대적인 가치로 재해석하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매년 ‘올해의 민속 실험 밴드’ 시상식이 열리며, 신진 예술가들이 민속을 바탕으로 창작한 새로운 음악을 선보입니다. 이를 통해 축제는 새로운 세대에게도 매력적이고 살아있는 문화로 다가가며, 글로벌 문화의 흐름 속에서도 정체성을 유지하는 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에스토니아 빌리안디 민속 음악제는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한 도시의 철학과 공동체, 전통문화의 지속성을 고스란히 담은 여행지입니다. 조용한 성터 마을에서 터져 나오는 생생한한 전통의 리듬과 현대적 감성이 어우러지는 이곳은, 진정한 의미의 '문화체험 여행'을 찾는 분들에게 최고의 선택이 될 것입니다. 지금 여름 유럽 여행을계획 중이라면. 빌리안디라는 마을을  꼭 리스트에 올려보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