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18 청정지역 시부얀 섬에 머무는 법 필리핀 롬블론 주의 시부얀 섬(Sibuyan Island)은 ‘필리핀의 갈라파고스’로 불립니다. 외부 개발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이 섬은 놀라울 정도로 순수한 자연환경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형 리조트나 고급 호텔 없이도 이곳이 꾸준히 자연 탐험가들과 생태학자들의 관심을 받는 이유는 바로 그 ‘원형 그대로의 자연’에 있습니다. 이 섬은 생물 다양성과 생태계 보존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고, 원주민과 환경단체의 노력으로 여전히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마운트 감비, 청정 강, 소규모 공동체의 생태 중심 삶은 시부얀을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하나의 배움의 장소로 만들어 줍니다.마운트 감비와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숲시부얀 섬의 중심에는 필리핀에서도 가장 험준한 산 중 하나로 알려진 마운트 감비(Mt... 2025. 7. 18. 필리핀 디날루완에서 회복을 배우다 필리핀 레이테 남부 해안에 위치한 조용한 섬, 디날루완(Dinlawaan). 이 섬은 태풍 ‘욜란다(Yolanda)’의 상흔을 고스란히 겪은 지역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수년이 흐른 지금, 이 작은 섬은 복원이라는 단어 그 이상의 감동을 품고 있습니다. 물리적 복구가 아닌, 사람들의 감정, 공동체, 기억까지 회복해 낸 장소. 디날루완은 자연재해 이후 삶이 어떻게 다시 피어나는지를 직접 보여주는, ‘살아 있는 회복의 섬’입니다.새벽 바다에서 다시 시작된 삶디날루완은 여전히 어촌입니다. 하지만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바다를 대합니다. 태풍 욜란다로 바다에 나가던 배들은 모두 침몰하거나 찢어졌고, 오랜 시간 동안 주민들은 바다를 바라보기만 할 뿐, 가까이 가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젊은 어부 셋이 폐.. 2025. 7. 18. 기마라스 섬에서 망고보다 달콤한 하루 필리핀 비사야 제도의 작은 섬, 기마라스(Guimaras).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당도가 높다는 망고의 고장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너머엔 더 깊은 ‘단맛’이 있습니다. 망고 나무 아래 조용히 이어지는 섬의 삶, 작은 공방에서 흘러나오는 손의 흔적, 바람과 함께 낮게 말라가는 수공예 바구니들. 기마라스는 단지 열대과일 섬이 아니라, ‘일상의 감각’이 여행이 되는 공간입니다.망고밭의 아침, 기마라스가 내는 첫 향기기마라스 섬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맞이하는 건 공기 속에 배어든 망고 향입니다. 섬 전체에 약 50,000그루 이상의 망고 나무가 자라고 있으며, 4월부터 6월 사이 망고 수확철에는 마치 과수원 안에 마을이 들어선 듯한 느낌을 줍니다. 농부들은 새벽 5시부터 움직입니다. 아직 햇살이 본격적으로 내.. 2025. 7. 18. 쑤이창 논길에서 고산의 삶을 걷다 중국 저장성 남서부의 쑤이창(遂昌)은 대도시와 멀리 떨어진 해발 800m 고산 지대에 자리한 조용한 전통 농촌 마을입니다. 잘 알려진 관광지와 달리 이곳은 오래된 계단식 논과 손 벼 베기, 이웃 공동체의 삶이 지금도 실시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계가 없는 풍경, 흙 묻은 손으로 쌀을 만드는 사람들. 쑤이창은 도시화 이전의 리듬으로 살아가는 마을이자, ‘사람의 속도’로 여행할 수 있는 아주 귀한 공간입니다.안갯속 계단식 논, 고산의 아침을 열다쑤이창의 하루는 아주 이른 새벽, 산 능선을 타고 내려오는 안갯속에서 시작됩니다. 아침 햇살은 아직 산등성이를 넘지 못했고, 계단식 논은 고요하게 수면을 유지한 채 기다리는 듯한 분위기를 품고 있습니다. 논둑 옆으로는 이슬에 젖은 풀이 발끝을 스치고, 멀리서 소 .. 2025. 7. 17. 우전 수향마을 물길의 밤에 머물다 중국 저장성에 위치한 우전(乌镇)은 ‘물의 도시’ 혹은 ‘동방의 베네치아’라 불리는 수향마을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이곳은 단지 수로가 있는 전통 마을이 아닙니다. 물길, 조명, 전통 가옥, 공연, 그리고 밤의 정적까지도 감각적으로 여행자에게 스며드는 마을입니다. 대도시의 화려한 현대 중국이 아닌, 천천히 걸으며 시간을 음미하는 공간이죠. 이번 콘텐츠에서는 낮의 골목 산책부터 해 질 녘 배 타기, 밤의 전통 숙소까지 우전의 하루를 따라가며 이 도시만의 리듬을 소개합니다. 시끄러운 관광지가 아닌 ‘머무는 여행’을 원하신다면, 우전은 분명히 당신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입니다.오전의 우전 – 물길을 따라 걷는 전통의 골목우전은 ‘동서구(东西栅)’로 나뉘는데, 그중 동구는 조용하고 전통적인 분위기를 잘 간직한 지.. 2025. 7. 17. 고성 죽도, 경계 위에서 사는 섬 고성 죽도, 경계 위에서 사는 섬 강원도 고성군 죽도는 우리나라에서 민간인이 거주하는 섬 중 가장 북쪽에 위치한 곳입니다. 네이버 지도에서도 한참을 확대해야 겨우 보이는 점 하나. 하지만 그 점 위에는 여전히 삶이 이어지고 있고, 그 삶은 단순한 일상이 아니라 분단과 군사, 고립과 생존, 그리고 공동체라는 다층적인 현실과 맞닿아 있습니다. 이 글은 관광지로 소개되지 않는 고요한 죽도에서 마주한 것들을 기록한 것입니다. 분단의 국경선과 민간의 생활권이 맞닿은 이 섬은, 어떤 안내서에도 적히지 않지만 가장 한국적인 공간이기도 합니다. 작은 섬에 농축된 군사 시설의 긴장, 그리고 그 안에서 조용히 이어지는 사람들의 일상은 단순한 여행 그 이상을 느끼게 합니다.대한민국 최북단 민간 거주 섬, 죽도죽도는 강원도 .. 2025. 7. 17. 이전 1 ··· 10 11 12 13 14 15 16 ··· 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