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골프장 이주 노동자의 하루
푸른 페어웨이, 정갈한 벙커, 완벽히 깎인 그린. 우리가 걸으며 감탄하는 그 아름다운 골프장의 표면 아래에는 매일 새벽어둠 속에서 움직이는 손과 발의 노동이 있습니다. 태국 전역의 리조트 골프장에는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에서 건너온 이주노동자들이 잔디를 깎고, 모래를 고르고, 쓰레기를 줍고, 스프링클러를 조절하며 말없이 하루를 보냅니다. 이 글은 그중 한 청년의 하루를 따라가며, 관광의 풍경 이면에 분명 존재하는, 그러나 누구도 말하지 않았던 삶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새벽 4시, 잔디를 걷는 그림자들그는 새벽 3시 45분에 일어납니다. 기숙사라고 불리지만 사실상 창문도 없는 시멘트 구조물 안에서, 열 명의 동료와 함께 침낭 하나로 잠을 잡니다. 물은 공동 수도에서 사용할 수 있고, 전기는..
2025. 7. 21.
멘타와이족 문신이 말하는 삶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서쪽 끝, 판다이 시불루 지역에서 바다를 건너야 도착하는 열대 우림의 섬, 멘타와이(Mentawai). 이곳에는 몸 전체에 정교한 문신을 새기고 살아가는 멘타와이족이 있습니다. 이들의 문신은 단순한 장식이 아닌, 삶의 철학과 세계관, 그리고 정체성을 담은 언어입니다. 이 글에서는 멘타와이족의 문신 문화가 어떻게 삶의 기록, 전통의 실천, 공동체의 연대로 이어지는지를 세 가지 시선으로 살펴봅니다.몸에 새기는 삶의 지형도멘타와이족의 문신은 단순한 미적 요소가 아닙니다. 그들에게 문신은 삶을 새기는 지도입니다. 문신은 보통 사춘기 이전에 시작되며,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적용됩니다. 팔, 다리, 가슴, 배, 등, 얼굴까지—몸 전체를 따라 정교한 기하학적 패턴이 새겨집니다. 이 무늬들은 개인..
2025. 7.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