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129

톰발리, 카카오가 만든 마을의 지속가능한 삶 파푸아뉴기니의 톰발리(Tomabli)는 널리 알려진 관광지와는 거리가 있지만, 카카오 농업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 생활로 독창적인 정체성을 가진 마을입니다. 세계적으로 커피에 비해 덜 주목받는 카카오 산업이지만, 이 지역에서는 마을 경제와 공동체 문화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농업 기술과 공동체의 협력이 결합되며, 카카오는 단순한 수출 작물이 아니라 주민들의 삶과 미래를 지탱하는 자산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톰발리는 기후 변화, 시장 가격 변동,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속에서도 카카오를 통해 공동체의 회복력을 키워가는 사례로 주목할 만합니다.카카오 농업이 만든 생활의 토대톰발리의 삶에서 카카오는 단순히 수확과 판매의 대상이 아니라 생활 전반을 지탱하는 토대입니다. 마을의 대다수 가정은 소규모 카카오.. 2025. 9. 19.
헤이온와이, 책이 만든 작은 도시의 기적 영국 웨일스와 잉글랜드의 경계에 자리 잡은 작은 도시 헤이온와이(Hay-on-Wye)는 ‘책의 도시’라는 별명으로 전 세계 여행자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습니다. 인구는 채 2천 명이 되지 않지만, 헌책방만 수십 개가 모여 있고, 매년 여름에는 세계적인 문학 축제인 ‘헤이 페스티벌(Hay Festival)’이 열립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여행지가 된 이유는 단순히 헌책방이 많아서가 아닙니다. 책이 어떻게 도시의 정체성과 경제, 그리고 사람들의 삶을 바꾸었는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헤이온와이가 어떻게 책을 통해 살아남고, 다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헌책방이 만든 도시 경제의 기적헤이온와이가 지금과 같은 ‘책의 도시’가 된 것은 196.. 2025. 9. 19.
코임브라, 골동품이 숨쉬는 대학 도시 포르투갈 중부에 위치한 코임브라(Coimbra)는 단순한 대학 도시로만 알려져 있지만, 조금만 시선을 달리하면 유럽에서도 독창적인 골동품 문화를 만날 수 있는 숨은 보물 같은 곳입니다. 리스본이나 포르투처럼 유명한 관광지의 화려함에 가려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만, 코임브라는 포르투갈의 왕조 역사와 학문의 전통, 장인의 손길이 켜켜이 남아 있어 골동품 애호가들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오래된 대학 도서관, 은세공 장인의 상점, 그리고 매주 열리는 벼룩시장까지, 코임브라는 물건이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기억과 이야기로 존재하는 공간입니다. 여행자는 이곳에서 단순한 기념품 쇼핑을 넘어 도시의 역사와 일상을 수집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대학 도시가 남긴 지식인의 유산코임브라를 걷다 보면 곳곳.. 2025. 9. 19.
핑야오 성곽과 산시 상인의 금융 혁신 중국 산시성(山西省)의 작은 고도(古都) 핑야오(Pingyao)는 오늘날까지도 완벽에 가까운 성곽 도시 형태를 간직하고 있는 보기 드문 사례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전근대 상업과 금융, 도시 운영 시스템이 결합된 실험장이었습니다. 특히 19세기 중국 상업 네트워크의 중심 역할을 한 ‘표호(票號, 드래프트 뱅크)’는 핑야오 출신 산시 상인들의 혁신적 금융 제도로, 오늘날 은행 시스템의 원형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성곽 안에서 금융, 방어, 상업, 축제가 어떻게 얽혀 도시를 유지했는지를 들여다보면, 핑야오는 단순한 역사 도시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도시 경영학의 교과서라 할 수 있습니다.드래프트 뱅크가 바꾼 상업 네트워크핑야오의 이름을 세계 금융사에 각인시킨 것은 .. 2025. 9. 3.
사막의 도시 카샨, 바람탑과 장미수의 지혜 이란 중부 사막의 관문 도시 카샨(Kashan)은 흔히 ‘장미수의 도시’라 불립니다. 그러나 이곳의 진짜 매력은 단순한 향이나 정원에 있지 않습니다. 카샨은 혹독한 기후 속에서도 지속가능한 생활 방식을 만들어낸 전통 기술의 보고입니다. 바람을 불러들이는 바드기르(바람탑), 중정과 저수조를 통한 패시브 냉방, 그리고 해마다 봄에 절정을 맞는 장미수 증류와 축제는 카샨이 사막에서 어떻게 삶을 이어왔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여기에 상인저택과 카펫·타일 공예가 어우러지며 도시 전체가 생활과 미학의 결합체로 존재해 왔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바드기르의 과학, 장미수 산업의 사회적 역할, 그리고 카샨 상인저택이 보여주는 미학적 경제 구조를 심층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바람을 집 안으로: 바드기르와 중정의 과학카샨의 기후는.. 2025. 9. 2.
히바 오아시스의 도시의 물과 흙의 이야기 우즈베키스탄 서부의 히바(Khiva)는 한때 실크로드의 중요한 연결지였던 오아시스 도시로, 오늘날에도 이찬 칼라(Itchan Kala)라는 성곽 도시가 거의 온전히 보존되어 있어 세계인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그러나 히바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히 고풍스러운 건축물에 있지 않습니다. 이곳은 사막 기후 속에서도 수백 년 동안 도시를 유지해 온 그들만의 독특한 물 관리 체계와, 흙벽 건축을 이어가는 보존 기술이 결합된 독창적인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낮에는 뜨겁고 밤에는 차가운 기후 속에서, 히바 사람들은 관개로를 따라 물을 나누고, 흙벽을 수시로 덧발라 성곽을 지켜왔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찬 칼라의 건축 논리, 오아시스 관개 시스템, 그리고 해가 진 뒤 드러나는 도시의 야간 생활을 중심으로 히바가 지닌 입체적.. 2025. 9.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