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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결이 빚은 통영의 예술 지도 통영은 바다와 맞닿은 도시지만, 그 바다는 단순한 수평선이 아닙니다. 리아스식 해안이 만들어낸 굴곡진 포구와 섬들은 도시의 생활 방식과 문화, 그리고 예술의 형식을 규정해 왔습니다. 이 글에서는 통영의 지형적 특성이 어떻게 예술의 토양이 되었는지, 그리고 그 구조가 오늘날 통영을 예술도시로 자리 잡게 한 과정을 살펴봅니다.리아스식 해안이 만든 삶의 무대통영의 바다를 지도에서 보면, 단순한 해안선이 아닌 실핏줄 같은 곶과 만이 이어져 있습니다. 스페인의 갈리시아 해안과 유사한 이 리아스식 해안은 해안선이 길고 굴곡져 있어 수많은 포구를 품고 있습니다. 이런 지형은 단순히 어업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생활권을 형성하는데 적합했습니다. 통영의 어촌과 항구는 바다를 중.. 2025. 8. 9.
부산 산복도로 책방, 도시를 다시 읽다 부산 산복도로는 원래 도시의 변두리, 낙후된 주거지로 인식되던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 언덕길을 따라 작은 책방들이 하나둘 들어서며, 이곳은 조용히 문화의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습니다. 책이 도시를 다시 읽게 만들고, 사람과 장소가 새로운 관계를 맺는 이 거리에서 우리는 오래된 도시의 미래를 마주하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산복도로 책방거리의 문화적 가치, 도시재생 사례로서의 의미, 그리고 책방이 어떻게 도시를 바꾸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풀어봅니다.산복도로라는 공간이 가진 도시적 맥락부산 산복도로는 도시가 급속히 확장되던 시기에 생겨난 급경사 지대의 주거 지역입니다. 6·25 전쟁 이후 피란민들이 정착하면서 형성된 마을들이 밀집해 있으며, 그 당시의 구조가 지금도 대부분 유지되고 있습.. 2025. 8. 8.
임실치즈, 브랜드가 된 농촌 이야기 전북 임실은 대한민국에서 ‘치즈’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지역입니다. 고즈넉한 농촌 마을에 ‘임실치즈마을’이라는 이름이 붙고, 일년 내내 수많은 사람들이 치즈만들기 체험을 하기위해 이곳을 찾는 이유는 단순한 먹거리 때문만이 아닙니다. 이 마을은 외래문화를 지역화한 대표적 성공 사례이자, 한국형 6차 산업의 모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번 여행은 치즈를 통해 한국 농촌의 변화, 지역 브랜드의 힘, 그리고 공동체가 함께 만든 한 마을의 이야기를 따라가 봅니다.스위스에서 온 사제, 한국 치즈의 뿌리를 심다임실치즈의 시작은 1964년, 스위스 출신 가톨릭 신부 ‘디디에 세스테벤’ 신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가난했던 임실 지역 주민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그는 본국에서 전수받은 치즈 제조 기술을 마을.. 2025. 8. 8.
순천만 국가 정원에서 읽는 생태의 미래 순천만 국가정원은 단순히 아름다운 정원이 아닙니다. 그 속엔 인간이 자연과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 녹아 있고, 도시가 생태를 품는 방식에 대한 하나의 해답이 담겨 있습니다. 다양한 나무와 연못, 바람과 철새가 흐르는 이 공간은 순천이라는 도시의 철학이 고스란히 투영된 결과물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관광 명소를 넘어, 순천만 국가정원이 갖는 생태적, 도시적, 문화적 의미를 깊이 있게 짚어보려 합니다.도시가 자연을 품는다는 것의 의미순천만 국가정원을 단지 '예쁜 공원'이라고 말하는 것은 이 공간을 절반만 보는 일입니다. 이 정원이 탄생한 배경은 도시 확장과 생태 파괴의 갈림길에서, ‘어떻게 도시가 자연을 해치지 않고 품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순천만은 원래 세계적 희귀 습지.. 2025. 8. 7.
전주 독립서점과 출판사 여행기 전주는 맛과 전통의 도시로 알려져 있지만, 그 안을 천천히 걷다 보면 책이 만들어낸 조용한 온기를 마주할 수 있습니다. 한옥마을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보이는 서학동 책방 거리, 오래된 골목 안에 자리한 독립서점들, 그리고 지역 출판사들이 이어가는 전주의 책문화는 단순한 관광을 넘어 도시를 읽는 새로운 방법이 됩니다. 이번 여행은 책을 통해 도시의 결을 따라가는, 조용하고 깊은 전주 여행입니다.전주의 책방은 골목에서 시작된다전주의 책방 여행은 화려한 간판이나 대형서점이 아니라, 골목에서 시작됩니다. 그중에서도 서학동 예술마을은 전주의 책문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동네입니다. 이곳에는 작은 갤러리와 공방, 그리고 독립서점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으며, 각각의 공간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읽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2025. 8. 6.
도시의 기억으로 떠나는 미술관 여행 국내 미술관 여행은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시간을 넘어서,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함께 읽는 특별한 여정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지방 소도시의 미술관은 ‘왜 이곳에 세워졌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하고,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여행은 더 깊은 의미를 갖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지역의 역사와 장소성이 강하게 담긴 국내 미술관들을 통해, 흔한 리뷰가 아닌 ‘도시와 예술의 대화’를 기록하는 여행법을 소개합니다.미술관은 왜 그 도시에 있을까? 장소성과 역사성의 의미많은 사람들이 미술관을 단순히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으로만 생각하지만, 사실 미술관은 장소 그 자체가 작품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지역 미술관은 그 자체로 역사와 기억을 품은 장소이며, ‘왜 이곳인가?’라는 질문은 미술관을 깊이 이해하는 첫.. 2025. 8. 5.